'세상에는...'에 해당되는 글 727건

  1. 2009.12.09 ‘정치공세’란
  2. 2009.12.07 장삼이사(張三李四) 1
  3. 2009.12.07 굴신(屈身)의 역사인 아부(Flattery)
  4. 2009.12.04 관객이 피곤하다.
2009. 12. 9. 01:40

‘정치공세’란


사안의 본질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들을 국민의 감성에 편승하려고 하는 부적절하고 소모적인 언행을 말한단다.


'아니면 말고'식 정치공세'


...를 등에 업고 푸닥거리를 치는 모습이야말로 지나가던 소가 봐도 웃을 치졸한 정치공세다.


"부당한 정치공세에 굴복하지 않을 것"


...이라는 비판과 관련, "그야말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발목잡기 하지 말라.


정치공작 운운하는 정치공세는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예산안 심의에 임해야 한다.


많이 들었고 듣고 있는 말이다.


결국 정치공세론의 공통점은 집권당 또는 다수당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애용하는 말이고, 거기엔 이렇다 할 논리가 빠져있기 십상이란 점이다.


민감한 현안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파고 들면

정국의 칼자루를 쥔 다수 집권당은 이런 공격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민감해도 둔감해야한다.

애써 외면하려한다.

떠들어 봐라. 대꾸 안한다.

지금 지나면 또 새것이 나오고, 나오고 할 터이니 말이다.


이 때 이들이 이른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빼 드는 것이 정치공세론이다. 여기에 논리따윈 필요없다.

비아냥이 보태지고, 으름장도 놓는다.


안타까운 것은 지극히 정당하게 문제를 제기하고도 정치공세라고 몰아붙이면 맥을 못 추는 풍토다.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이 땅의 집권세력은 정치공세론의 그늘로 숨고 싶어한다.

이제는 어설픈 정치공세론 보다는 차라리 논리를 갖춘 전투성, 당파성을 내세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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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
2009. 12. 7. 17:43

‘장씨의 세 번째 아들과 이씨의 네 번째 아들’이라는 장삼이사(張三李四)란 말은 그저 ‘평범한 사람’ ‘보통사람’ 이다.


우리 목숨을 주무르는 사람의 눈으로 장삼이사(張三李四)를 보면,


양심을 팔아먹은 아버지와 자존심을 거덜 낸 그 아들은 똑같은 죄인일 터이고≪이동하, 장난감 도시≫

상대방이 어지간한 사람일 경우라면 잡담 팔아먹을 말벗이거나, 아니면 무슨 괴로움과 근심에 싸여 고생길인 동지로 알며 다가앉으며≪이문구, 장한몽≫

흰자 많은 눈으로 연방 그 상대를 곁눈질하며


너부죽한 입, 그리고 언제나 굳은 침을 삼키듯이 불럭거리는 군턱을 디밀며.≪최명익, 장삼이사≫

내용도 잘 모르고 흡족한 모양으로, 소담한 군턱이 두툼한 가슴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다가≪한무숙, 감정이 있는 심연≫

값싸게 팔아먹은 시간을 아무래도 무관한 일들로 힘겹게 채워 왔을 뿐,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나일 뿐이라 되내이는 ≪이동하, 도시의 늪≫

장삼이사(張三李四)들 그놈이 그놈이다.≪최인훈, 광장≫




장삼이사의 눈으로 보면


혼내 주려고 벼르던 참에 너 잘 만났다며.

무언가 서두르는 기색으로 보아 진작부터 하려고 벼르던 말을 드디어 쏟아 놓을 작정으로≪이문열, 변경≫

눈을 뒤룩거리며 발끈 성깔을 부리고≪문순태, 타오르는 강≫

내년 겨울엔 어떡하든 푹신한 햇솜이불을 꾸며 주겠다고 얼굴을 붉히며≪박완서, 오만과 몽상≫

차 그릇 뚜껑에 가득 따른 술잔을 무슨 쓴 약이나 벼르듯 하다가 그 번지레한 얼굴에 통 주름살을 그으며 마시고≪최명익, 장삼이사≫

걸어 다닐 곳도 없는 거리를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하는.≪한수산, 부초≫

자칭 영웅호걸이라는 분들도 별것들이 아니다. 평화로운 시대에 안온하게 태어났더라면 장삼이사로 조용하게 살다가 죽을 인간들이 괴상한 시대에 잘못 태어나….≪박태순,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



일찍이 논어에 “군자의 허물은 일식 월식과 같다. 허물이 있으면 모두 보게 되고, 허물을 고치면 사람들이 다 우러른다”며 고 지도자에게 신중한 언행을 당부하고 있다.

여기서 허물(過)은 허언(虛言), 식언(食言) 교언(巧言)으로 새겨도 될 성싶다.


그림은 고암 이응로 화백의 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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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
2009. 12. 7. 16:28

오감(五感)이 있고

오장육부가 멀쩡한데

사람이 살면서 어찌

갈등이 없다 할 수 있으며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 있으랴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가질 것인지 버릴 것인지

삼킬 것인지 뱉을 것인지

품을 것인지 내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끊을 것인지


오정방의 '갈등(葛藤)'의 앞부분이다.


굴신(屈身)의 역사인 아부(Flattery)는

그리스시대에서부터 중세까지는 비난과 조롱거리였지만 르네상스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 경멸의 농도는 점점 옅어진다. 조직사회로 이뤄진 현대에 이르면 아부는 남의 환심을 사려는 치사한 애교쯤으로 치부된다.


아부는 거짓으로 들통나도 벌을 받지 않는다.

‘아부는 나쁘지만 아부 받는 것은 기분 좋다’는 말이다.


아부는 윗사람의 눈에 들기 위한 수단이다. 약간의 비굴을 무릅쓰면 조직에서 빠른 성공으로 가는 처세 요령이기도 하다. ‘권력이 있는 곳에 아부가 있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2000여년 전에 쓰인 <사기>의 ‘영행열전’ 첫머리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아무리 힘들여 농사를 짓더라도 풍년이 든 것만 못하고, 아무리 힘들여 일을 하더라도 임금의 눈에 드는 것만 못하다.”


우둔한 군주에겐 아부가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은유다.

우화 한 토막 소개한다..


어떤 나라의 현자(賢者)가 누더기를 입고 읍내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친구가 이를 발견하고 은근히 나무랐다.

“옷이 그게 뭔가. 자네는 창피하지도 않나?”

그러자 현자가 말했다.

“무슨 소리, 여기는 나를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니 괜찮다네.”

다음날이었다. 현자는 자기 마을에서 역시 누더기를 입고 활보하고 있었다. 이를 본 친구가 참지 못하고 또 한 마디 해댔다.

“뭐야, 자네 마을에서도 그런 옷차림으로 다니나?”

현자가 이번에는 이렇게 말했다.

“여긴 누구든 나를 다 아니까 괜찮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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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
2009. 12. 4. 00:25

캐나다 인디언은 덫을 이용해 곰을 잡았다.

곰이 좋아하는 꿀을 바른 커다란 돌덩이를 밧줄로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는다.


냉철한 곰은 먹이의 위험성을 먼저 파악하고

나뭇가지에 올라가 이빨로 밧줄을 자른 후 돌에 묻은 꿀을 핥을 수 있는지를 살피리라.


그런데 곰은 그것을 먹음직스러운 그냥 먹이로 알고 달려가 발길질을 하면서 잡으려 한다.

그 바람에 꿀을 발라 미끄러운 돌덩이가 시계추처럼 움직이며 곰을 때린다. 곰은 화가 나서 더욱 세게 발길질을 한다.

곰이 돌을 세게 때리면 때릴수록, 돌은 더 큰 반동으로 곰을 후려친다. 몇 번 반복하면 마침내 곰은 나가떨어진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산문집에 소개된 얘기다.


곰은 자기가 먼저 시작한 폭력의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 '네가 나를 때렸겠다. 어디 맛 좀 봐라' 하는 생각에 펄펄 뛰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밧줄이 끊어져 제 몸 다치지 않고도 먹을 수 있으리라.

"그러나 곰이 좀 더 냉철하다면, 지금이라도 발길질을 멈출 것이고 돌도 움직임을 멈출 것이다. 그 후 곰이 할 일은 이빨로 밧줄을 자른 후 돌에 묻은 꿀을 핥을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뿐이다."


돌덩이와 싸우는 곰을 보는 관객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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