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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25 하늘을 보니...
- 2009.11.23 세상 돌고 도는 겁니다.
- 2009.11.23 참주(僭主)
- 2009.11.23 the Community Defense Initiative(민병대)
비가 많이 올것 같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풀' 김수영(1921~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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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비(岳飛ㆍ1103~1141)는 송나라 때 금나라와 싸운 구국의 영웅이자 만고의 충신이다.
항저우에 있는 악비묘와 충렬사에는 지금도 중국인들의 참배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사당 안의 좌상은 높이가 4.5m나 되고 화려한 보라색 비단옷으로 장식돼 있다.
그런데 이 악비가 몇 년 전부터 중국 당국에 의해 '그냥 훌륭한 장군'으로 격하되고 있다. "송도 금도 다 중국의 일부인데, 형제끼리 싸운 것을 가지고 민족과 구국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금은 여진족의 나라다. 그 후예가 만주족으로, 후일 송과 마찬가지로 한족의 나라였던 명을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세운다.
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오삼계(吳三桂ㆍ1612~1678)였다.
그는 요동 방어를 팽개치고 청군의 베이징 진격에 앞장서고 그 대가로 부귀영화를 누린다.
그래서 만고의 역적이고 중국사 10대 간신에 낄 정도다. 그러나 현재 중국 영토 내의 모든 역사는 중국사라는 논리로 하면 오삼계는 현대 중국을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만주(현재의 동북3성)에서 출발한 청은 수많은 정복전쟁을 통해 한족의 중원, 내몽골, 티베트, 위구르, 타이완을 차례로 복속시켰다.
현재의 중국은 바로 청의 영토를 그대로 차지한 것이다.
그러니 현대 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쑨원은 쑥스럽게 됐다.
20세기 초 혁명운동을 하면서 국민당 강령, 그것도 제 1조로 멸만흥한(滅滿興漢ㆍ만주족을 멸망시키고 한족을 부흥시킨다)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무지의 소치이거나 소아병적 한족 중심주의의 발로이다.
왜냐? 만주족이야말로 한족을 포함해 56개 민족으로 구성됐다는'중화민족'이 지금과 같은'대가정'을 이루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500여 년의 세월을 격해 살았던 악비와 오삼계가 만난다면 이런 얘기를 나눌 것 같다.
악비:
오삼계, 네 이 놈, 어찌 나라와 민족을 오랑캐에게 팔아먹을 수 있단 말이냐?
오삼계:
장군님,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간신들한테 역적 누명까지 쓰고 돌아가셨지만 후손들 대접이 영 썰렁하단 얘기 들었습니다.
금나라와 싸운 건 내전이라니까요. 저는 이제 좀 좋은 대접 받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오랑캐를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청이 섰겠습니까? 그럼 중화민족도 없고, 영토도 명나라 때 그대로 지금의 절반에 불과할 겁니다. 그러니 중화인민공화국의 으뜸 공신이지요. 세상 돌고 도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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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참주(僭主) | |
서양에서도 ‘절대적 권력자’나 ‘폭군’이란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리디아어 ‘참주(Tyrannos)’는 신성권력과 대비되는 세속권력의 통치자를 가치중립적으로 가리켰다. ■기게스 이야기는 여러 변용이 있지만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리디아 왕 칸다울레스는 왕비가 세계 최고의 미녀라고 여기고 늘 측근인 기게스에게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그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직접 왕비의 알몸을 엿보라고 기게스에게 명령한다. 기게스는 겁이 나서 “여자는 속옷과 함께 부끄러움을 벗어 던지는 존재”라고 사양하지만 왕의 거듭된 강권에 못 이겨 문 뒤에 숨어서 왕비의 알몸을 엿본다. 이를 알아차린 왕비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며 복수를 다짐한다. 기게스는 왕비의 뜻대로 왕을 죽이고 권력을 차지한다(헤로도투스의 <역사>).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왕의 양치기인 기게스의 조상은 큰 홍수와 지진이 끝난 후 땅이 갈라진 틈에서 속이 빈 청동 말을 발견, 그 속에 누워 있는 시체의 손가락에서 금반지를 빼어 가졌다. 이 반지는 안쪽으로 돌리면 낀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밖으로 돌리면 모습이 보이게 하는 요술반지였다. 반지의 비밀에 눈뜬 기게스는 왕의 사자가 되어 왕비의 처소에 드나들다가 정을 통하게 되고, 왕을 시해한 후 왕권을 잡았다. 두 이야기는 쿠데타나 하극상을 통해 전통적 신성권력이 새로운 세속권력으로 바뀐 역사적 사실을 시사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대조도 흥미롭다. 세속권력의 창시자인 기게스는 늘 모습(실상)을 감추려고 했다. 칸다울레스가 상징하는 전통적 권력은 왕비의 알몸까지 보여주려 했지만, 기게스는 문 뒤에 숨거나 반지의 조화 속에 몸을 감추었다. 금반지의 다른 이름인 주조화폐도 자신의 모습(허상)을 새김으로써 참모습을 감추는 수단이다. 왜 대중적 지지에 기반한 권력일수록 대중과 멀어지고, 권력자가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할수록 권력자는 대중에게 허상만 전하는지를 일깨운다.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서 ‘개혁참주’의 무능한 참모습을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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