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된 죄
미국에서는 대학을 나온 뒤 부모에게 돌아와 기대는 자식을 ‘부메랑 키즈(kids)’라 부르고, 일본에선 부모에 얹혀 놀고먹는 ‘기생족’이라 부른단다.
자식들이라고 늙은 부모에게 기대고 싶을까?
취업난과 비싼 집세, 학비 대출빚 탓이다.
요즈음 한국인은 “인생에서 가장 짐스러운 때”가 50-60대란다.
허리띠 졸라 메고 뼈 빠지게 가르쳐서 대학을 나왔는데 갈 곳이 없단다.
어찌하랴?
“자식 앞에 장사 없다”는데 "밥 먹고 사는 꼴은 보고 죽어야 하는데..." 도무지 세상사 방법이 없다.
비참한 말년에 빠지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퇴직금은 넣어두면 해약할 수 없는 연금상품이나, 집을 맡겨 생활비를 받아쓰는 역(逆)모기지도 선전이 한창이더니 요즈음은 뜸하다.
“자식이 집에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무작정 받아들이지 말고 ‘중립지대’에서 만나 얘기하라. 어떻게 능력을 쌓아 언제 독립할 것인지 확실한 서면 약속을 받고, 함께 사는 규칙 ‘하우스 룰’을 세워라.” 고 충고하던 이도 요즈음은 입을 닫았다.
빌붙는 자식들을 피해다니는 ‘도망노인’들이 생겨났다던 일본 이야기도 말 잘하던 언론도 옮기지 않는다.
돈 벌러 나가자.
‘기생족의 시대’를 쓴 야마다 교수는 “장기불황을 거치며 부모들이 먼저 교육비를 줄이고 자녀를 독립시키는 생존방식을 찾았다”고 했다.
그 또한 어려운 문제다.
이 땅에서는 그런 결심을 하는 순간 자식들을 영원한 3류인생으로 보낼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비 아들, 범벅도 금 그어 먹으라”는 속담이 있다는데.
쑤어먹는 풀 죽이라도 선을 그으려는 노력이 자식을 강하게 만든다는데.
어찌해야 할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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