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7. 20:46

메디치 가문의 복귀로 관직을 잃고 정치적 시민권을 빼앗긴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는 1513년 피렌체를 떠나 산탄드레아 시골집에 은거했다.

“저녁이 오면 나는 집으로 돌아와 서재로 들어가네. 문 앞에서 온통 흙먼지로 뒤덮인 일상의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지. 예절에 맞는 복장을 갖추고 나서 옛사람들이 있는 옛 궁정에 입궐을 하는 셈일세.”

그가 만난 사람들은 옛 로마인들이었다. 그는 고전을 읽었다.

“그곳에서 나는 그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고, 오직 나만을 위해 차려진 음식을 맛보면서, 그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지.”

“이 네 시간 동안만은 나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네. 모든 고뇌는 잊혀지고, 가난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끼지 않게 되지. 그들의 세계에 전신전령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네.”

희대의 걸작 <군주론>

낯설고 불쾌하고 공포스러우면서도 왠지 친숙하고 매혹적인, 외면하려고 해도 외면할 수 없는 그 텍스트는 저 고독한 집념의 책읽기에서 탄생했던 것이다.



Posted by qlstnfp
2007. 8. 7. 20:35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건조물은 기원전 2500년께 건립된 이집트의 쿠푸왕 피라미드다. 2.5~10톤짜리 화강암 235만여개로 만들어진 이 피라미드는 네 면의 밑변이 각각 230여미터, 높이 147미터로 전체 무게가 700만톤에 이른다. 그뿐 아니다. 밑변 꼭짓점들이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고, 경사면의 각도와 길이에 한치의 오차가 없다. 건축과정에서 원주율(3.14159 …)과 황금비율(1.618 …)이 사용됐다.

4500여년 전에 어떻게 그런 건축이 가능했을까? 그리스의 사학자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폭군이었던 쿠푸왕이 신전을 파괴하고 하루 10만명씩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30여년에 걸쳐 피라미드를 건설했다고. 당시는 바퀴가 없던 시절이었다. 거대한 돌들을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 운반해야 했다.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건설됐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근대 이후 확인된 기록에선 의외의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피라미드는 백성들의 강제 동원이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로 건설됐다는 주장이다.

나일강이 매년 3~4개월 동안 범람하면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백성들이 피라미드 건설에 참여해 식량을 얻어갔다. 굶주림을 면하게 해 주는 일종의 구휼사업이었던 셈이다. 지원자가 많아 선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제때 보수를 받지 못한 인부들이 파업을 했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다. 영화에서 보듯이 채찍으로 혹독하게 노예노동을 시키는 일은 물론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백성의 어려움을 구제하면서 국력을 결집시켜 대역사를 창조한 그들의 국가운영 능력은 더욱 놀랍다.



Posted by qlstnfp
2007. 8. 7. 20:27

인간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노동’이나 ‘일’로 개념화되는 생산 지향적인 활동과 그 외 활동인 ‘놀이’로 개념화되는 활동이다.

전자는 성인의 경우에 직업 관련 활동이 대부분이고, 학생에게는 공부가 될 것이다. 입시와 학업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놀이’는 ‘공부’에 비해 부차적인 것으로만 간주된다.

그러나 ‘일’이나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그로 말미암은 정신적 압박과 긴장도 함께 증가하는데, 이런 긴장을 해소시켜 준다는 점에서 사실 놀이는 중요하다.

날씨가 더워지자 물놀이하다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신체적·심리적 위험이 따르는 것이 분명함에도 왜 이런 위험한 활동을 하는 것일까?

인간은 위험할지라도 흥분되는 일을 추구하는 위험추구 성향을 가지고 있다. 진화론적으로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한 끝에 수많은 성취를 얻어 왔으며, 이 성공적인 성취에서 얻는 쾌락을 위해 위험 추구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위험한 행동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누적된 긴장을 해소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불안·걱정·스트레스들을 경험한다. 예컨대 교통정체나 상대방이 약속을 어기는 것과 같은 일상의 경험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데, 그때그때 해소하기 어렵다. 이렇게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에 쌓이게 된다. 이런 잔여 스트레스의 여러 해소방법들 중 하나가 바로, 다른 더 큰 긴장을 만드는 것이다. 더 큰 긴장의 위험한 활동을 완수하는 과정에서 잔여 긴장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나 위험한 스포츠(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은 그 탓이리라.

그러나 자극 역치가 높아져서 웬만한 자극보다 더 강렬한 자극에서 흥분을 느끼게되는데 문제가 있다.

경쟁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은 요즈음, 일과 놀이가 균형잡힌 생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이 성인이나 아이들 모두에게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좌절과 해결되지 않은 부정적 감정을 위험한 활동을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Posted by qlstnfp
2007. 8. 7. 20:14

1천년 이상 서구를 지배한 기독교 사상은 지구역사를 수천 년이라고 가르쳐 왔다. 아일랜드의 제임스 어셔 대주교는 1650년 성경에 나타난 아담 후손의 나이를 차례로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해, 지구의 창조는 기원전 4004년 10월23일 정오에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찰스 다윈 등 박물학자들은 더딘 생물진화와 화석, 지층으로 볼 때 지구의 나이는 수십억 년은 돼야 할 것으로 믿었지만 딱 부러진 답을 내놓진 못했다.

절대온도의 단위(K)에 이름을 남긴 19세기 후반기의 저명한 물리학자 윌리엄 톰슨(켈빈 경, 1824-1907)은 당시 논란이 분분하던 지구의 나이 문제를 명쾌하게 풀었다. 지구가 뜨거운 액체 공에서 출발해 현재의 온도로 식기까지 걸린 시간을 간단히 계산해 9800만년이란 답을 얻었다.

세기가 바뀌어 방사능과 방사성 물질이 발견되면서 켈빈 계산의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각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면서 열을 내기 때문에 지구가 식는 데는 훨씬 긴 기간이 걸렸음이 분명해졌다.

방사능의 발견은 연대측정의 신기원을 열었다.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붕괴한 양을 알면 경과한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우라늄을 이용해 이런 방법으로 잰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년이다.



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