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7. 20:46

메디치 가문의 복귀로 관직을 잃고 정치적 시민권을 빼앗긴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는 1513년 피렌체를 떠나 산탄드레아 시골집에 은거했다.

“저녁이 오면 나는 집으로 돌아와 서재로 들어가네. 문 앞에서 온통 흙먼지로 뒤덮인 일상의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지. 예절에 맞는 복장을 갖추고 나서 옛사람들이 있는 옛 궁정에 입궐을 하는 셈일세.”

그가 만난 사람들은 옛 로마인들이었다. 그는 고전을 읽었다.

“그곳에서 나는 그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고, 오직 나만을 위해 차려진 음식을 맛보면서, 그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지.”

“이 네 시간 동안만은 나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네. 모든 고뇌는 잊혀지고, 가난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끼지 않게 되지. 그들의 세계에 전신전령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네.”

희대의 걸작 <군주론>

낯설고 불쾌하고 공포스러우면서도 왠지 친숙하고 매혹적인, 외면하려고 해도 외면할 수 없는 그 텍스트는 저 고독한 집념의 책읽기에서 탄생했던 것이다.



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