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 폐간된단다.
라이프는 포토저널리즘의 꽃이었다. 스탈린에서 히틀러, 메릴린 먼로까지 역사적 명사들이 표지에 올랐다. 카파가 찍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아이젠스타트가 잡은 수병과 간호사의 뉴욕거리 키스처럼 세계를 감동시킨 사진도 헤아릴 수 없다. 라이프는 가난한 시절 우리에게도 바깥세상을 내다보게 하는 창(窓)이었다.
1936년 11월에 타임사(社) 사장 H.R.루스가 창간하였으며, 사진만이 지니는 생생한 박진감과 고도의 인쇄기술로 공전의 성공을 거두었다. 창간호는 46만 부였으나, 3개월 후에 100만 부, 3년 후에는 200만 부를 넘어섰다. 1948년에는 미국잡지 광고비 총액의 19%, 잡지 독자수의 21%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화보(畵報) 기사뿐만 아니라 W.처칠, H.S.트루먼, D.맥아더 등의 회고록을 게재하는 등, 세계의 저널리즘을 이끌었다. 1970년 850만 부라는 엄청난 부수를 자랑하였고, 1972년에 광고수입 감소로 경영난에 봉착 휴간하였으나, 1978년부터 규모를 줄이고 월간으로 복간되었다.
라이프는 72년까지 주간으로 발행되다 영상시대에 밀려 특집판, 월간으로 명맥을 이었다. 미디어그룹 타임이 2004년부터 60개 신문 일요판 부록으로 공급해 오던 라이프를 다음달 20일 폐간한다고 발표했다. “잡지산업이 경쟁력을 잃었고 광고 전망도 안 좋아서”라고 했다. 1936년 타임그룹 창립자 헨리 루스가 창간한 지 71년 만이다. 빨간 네모 바탕에 흰 ‘LIFE’ 제호는 한 유머잡지가 쓰던 것을 루스가 샀다. 그는 50년대까지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말해 줄 수 있다”며 사진만으로 라이프를 채웠다. 글은 몇 줄 사진설명뿐이었다.
뜨는 산업이 있으면 지는 산업이 있기 마련이고 돈벌이가 되지 않으면 문을 닫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왠지 씁쓸하다.
눈에 익었던 도 하나가 사라진다니...
돈주고 라이프를 사본적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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