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5. 17. 21:13



사는 데 낙이 없으면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거든 주의하시오. 아픈 데도 없는데 몸무게 변동이 심하다, 잠을 못 잔다, 피곤하다, 집중이 안 된다, 나 자신이 싫다, 죽고 싶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크리스토퍼 머리 박사가 개발한 우울증 체크리스트다. 세계 인구의 4∼10%가 앓고 있고, 누구나 걸릴 가능성이 20%쯤 되는데도 ‘병 대접’을 못 받는 조용한 병이다. 머리 박사는 “2020년이면 심장동맥 질환 다음으로 많은 병이 우울증일 것”이라고 했다.

같은 환경이라고 다 우울증에 걸리진 않는다. 유전자 때문이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003년 “세로토닌이라는,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 화학물질을 관장하는 5-HTT라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 적절한 환경을 만날 경우 우울증이 나타난다”고 했다.

문제가 있는 한 해결책도 있는 법이다.

타고난 유전자는 어쩔 수 없대도, 제약회사는 세로토닌을 자극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항(抗)우울제를 만들어 냈다.

1980년대 말 ‘프로작’이 개발된 이래 미국의 자살률이 15% 떨어졌다는 조사도 있다.

약물 대신 말(言)을 나누는 ‘토크 치료’도 항우울제와 같은 58%의 치유율을 보였다. 우울하게 남 탓, 환경 탓만 할 건지, 그게 ‘마음의 감기’라는 걸 깨닫고 나을 길을 찾아볼 건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렸다.

'그저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널시야(Tunnel Vision) 현상  (0) 2007.06.12
해적 이야기  (0) 2007.05.20
``베블런효과`` 타령  (0) 2007.05.17
낚싯바늘에 걸려드는 물고기  (0) 2007.05.08
임을위한 행진곡  (0) 2007.05.07
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