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5. 22:34
긴장과 스트레스가 최고에 이른 상황에 달하면 속이 녹아 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지금은 거대한 댐으로 물길이 약해졌지만 중국 삼협(三峽)이란 곳은 원숭이가 유독 많았다. 한 장군이 삼협을 지날 때 그의 부하가 원숭이 새끼 한 마리를 잡았다. 그 어미는 협곡을 따라 배를 쫓아다니면서 슬피 울었다. 급기야 어미는 배에 뛰어들다 부딪혀 죽고 말았다. 배를 갈라 보니 창자가 모두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나오는 고사의 내용이다. 모성을 감동 깊게 보여 준 어미 원숭이 때문인지 역대의 중국 시인묵객들은 그 울음소리를 듣고 슬픔을 떠올린다. 원숭이 울음을 뜻하는 ‘원소(猿嘯)’라는 단어는 옛 문인들의 글에 자주 등장한다.
감당키 어려운 슬픔은 대부분 단장이란 말로 표현돼 있다.
6·25전쟁의 비애를 가장 잘 떠올리게 하는 가요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에서
“울고 넘던 그 고개여, 한 많은 미아리 고개”라는 노랫말에서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인네의 슬픔이 흠뻑 묻어난다.
슬픔의 극한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것이다.
탈레반에 잡힌 한국인 인질들의 부모가 그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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