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에피루스의 왕 피루스는 기원 전 279년에 2만5천명의 군인과 20마리의 코끼리를 이끌고 로마를 침공해 헤라클레아(Heraclea)와 아스쿨룸(Asculum)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격렬한 전쟁이 끝난 후,피루스 왕은 두 번의 승리를 얻었지만 그만 자신의 코끼리도 다 죽고 군인들도 4분의 3이 죽어 남은 병력이 얼마 되지 않았다.
전투가 끝난 후 피루스왕은 이렇게 한탄했다고 Plutarch 는 전한다.
“이런 전투에서 한 번만 더 승리를 거뒀다가는 우리는 망한다.”
“one more such victory would utterly undo him.”
이런 승리를 '상처뿐인 영광', ‘피루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고 한다.
패배나 진배없는 승리를 말한다.
경매와 관련한 용어 가운데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있다.
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가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승리를 획득하는 데만 몰입하다 적정선을 훨씬 넘는 대가를 지불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경우를 이른다.
매우 소중한 것으로 생각했던 승리의 전유물이 사실은 아무 쓸모없는 것으로 판명나는 경우가 많다.
흘려보내야 할 것은 그만 흘려보내고 추슬러야 할 것은 추슬러야 한다.
'살 만큼 살아 보면 모든 승리가 결국 패배라는 것을 알게 된다.'
'If you live long enough, you will see that every victory turns into a defeat.'
보부아르(Beauvoir, Simone de)
혹시 우리들도 눈앞의 작은 이익이나
'무언가 상대의 흠을 들추어 내가 돋보일 것이 없나?'하는 생각에서, 내가 힘이 셈을 자랑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승리를 구하지 않는가?
더 큰 것을 잃는 우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