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수유술(觀水有術) 필관기란(必觀其瀾)’.
물을 바라보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치는 지점을 보아야 한다. 이 말은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 사람들은 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물결치는 것을 인생살이에 비유했던 것이다. 우리 인생도 평탄하게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바위를 만나 부딪치면서 급류(急流)를 만들기도 하고, 여울목을 만나 파란(波瀾)을 일으키기도 한다. 살다 보면 암도 걸리고, 교통사고도 나고, 이혼도 하고, 실직도 당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파도가 칠 때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인생의 급류를 올라타고 말았을 때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고, 처신해야 하는가! 옛날 사람이나 요즘 사람이나 이 대목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맹자의 ‘필관기란’을 가슴에 새기곤 하였다.
‘필관기란’을 줄이면 ‘관란(觀瀾)’이 된다. 경북 경산군에는 ‘관란서원(觀瀾書院)’이 있다.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인 원호(元昊)의 시문집이 ‘관란유고(觀瀾遺稿)’이고, 조선 중기 이승증(李承曾)의 시문집이 ‘관란문집(觀瀾文集)’이고, 조선 후기 고회(高晦)의 문집이 ‘관란재유고(觀瀾齋遺稿)’이다. 그런가 하면 정자 이름이 ‘관란정(觀瀾亭)’도 있다.
이런 명칭들을 보면 선인들이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닥쳐올지 모를 파란만장(波瀾萬丈)을 평소에 준비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파란을 만났을 때 급류에 몸을 던져 뛰어드는 사람도 있고, 그저 바라만 보는 타입이 있다. 물살에 뛰어들어 물살을 헤치고 나온 사람은 ‘역사’가 되고, 물살에 떠내려가 실종된 사람은 ‘신화’와 ‘전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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