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9. 03:53
우리 사진의 역사를 열다.

19세기 말엽부터 20세기 초입까지 한국의 표정을 담은 흑백사진 150여점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타워 내 한미사진미술관에서 23일∼12월22일 공개된다. 왕실과 민간의 모습을 다채롭게 포착한 사진들로 꾸려지는 ‘우리 사진의 역사를 열다’전이다.

관심의 표적은 1930년대 박영효의 손녀 박찬주와 결혼 직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우의 사진. 이우는 일본육군사관학교 생도시절 술자리에서 당시 금지곡이었던 ‘황성 옛터’를 즐겨 불렀다. 중국 배속지에선 독립군과 연락을 취하며 후일을 도모했고 이를 알아챈 일제 군부가 히로시마로 전출시키는 바람에 현지 출근 첫날 원폭을 맞는 비운에 처해 34세로 요절했다.


색다른 기생사진도 관심거리.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태의 기생은 오른쪽 다리를 접어 왼쪽 무릎에 올려놓은 이색적인 자세로 카메라 앵글을 쳐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옛 기생사진은 숱하게 소개됐으나 기방이나 생활공간의 평범한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생사진은 한껏 치장하고 나름대로 멋을 부린 모습으로 옛 기방 안팎의 풍류를 짐작케 한다.


이번 사진전에는 1898년 대한제국 황실사진사로 초빙된 일본인 사진가 이와타(岩田)가 촬영한 고종 황제의 전신 초상사진, 한국 사진 선각자인 황철(1864∼1930)이 찍은 궁궐과 시가지 풍광,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고종을 찍은 지운영(1852∼1935)의 고종 추정 사진 등도 공개된다. 이 밖에 대한제국 말기 왕실 서화가였던 해강 김규진(1868∼1933)이 찍은 대한협회 2주년 기념사진, 보성학원 단체기념사진 등도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세계일보, 2006.9.13-

'1900년 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립문  (0) 2007.01.09
진찬진연도(進饌·進宴圖)  (1) 2007.01.09
아관파천  (0) 2007.01.09
전봉준  (0) 2007.01.09
격동의 시대-대원군 신미양요 명성황후장례  (0) 2007.01.09
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