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1. 15:04
세종 때 판중추부사를 지낸 민대생이 나이 아흔을 맞았다. 조카, 손자한테서 세배를 받는데, 한 사람이 백세까지 장수하시라고 했다. 그는 “십년밖에 더 살지 말란 말 아니냐”며 화를 내고 절한 사람을 집 밖으로 쫓아냈다. 다음 사람이 “백세를 향수하시고 또한번 백세향수 하십시오” 하자 몹시 기뻐했다고 한다.
오래 사는 게 늘 축복만도 아니다. 그리이스 신화에는 쿠마이의 무녀인 시빌레 얘기가 나온다. 올림포스 열두 신의 하나이면서 숱한 염문을 남긴 아폴론은 그에게도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환심을 사고자 아폴론이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했다. 시빌레는 손에 한 웅큼의 모래를 쥐고 모래알 수만큼 수명을 내려달라고 한다. 아폴론은 그가 말한 대로 천년을 살게 했다. 그런데 시빌레는 치명적 실수를 했다. 젊음을 유지하게 해달라는 말을 빼먹었다. 천년의 수명은 구애를 뿌리친 그에게 아폴론이 한 앙갚음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늙고 쪼그라들었다. 시빌레는 끊임없이 “죽고 싶다”는 말을 되뇌었다.
시빌레처럼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집에 노인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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