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8. 18:04

대화, 토론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근본주의자들의 두려움, 갈망을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은 왜 맹목적 신앙노선에서 한 치의 타협, 양보를 하려들지 않는가? 그들의 '철저한 신앙'이 눈과 귀를 멀게 해서인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근본주의자들 중에는, 그가 과연 신앙인인가 싶을 정도로 세속사업에서 굉장히 이악스런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이는 그들 가운데 진정 신앙심이 투철한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근본주의자들의 집념은, 잘못된 정보, 만남, 욕망이 그들 어깨에 지워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가령, 로켓트를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은 주워 들은 데로 달나라에 옥토끼가 산다고 굳게 믿을 수 있다. 달을 다녀온 우주인이 그를 만나, '달은 지구의 위성에 불과하고 옥토끼 같은 동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못 된다'라고 해도 그는 헛소리 말라며 박박 우겨댈지도 모른다.


잘못된 정보와 서툰 경험이 그의 머리를 지배하는 한, 이 사람은 마치 화석 같은 근본주의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근본주의자와 토론하게 될 때 거듭 절감하게 되는 바는 서로 읽은 책과 경험이, 만남이(관계망) 너무 다르기에 생각의 차이가 크게 난다는 점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생각의 집'은 계속적인 다양한 자극으로 얼마든지 허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근본주의자와 대화할 때 적절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그가 하는 '내가 누구냐 하면 나야'라는 말을 그 자신의 백치성을 스스로 폭로하는 일임을 일깨워 주어야한다.


이는 절대주의 체제 속의 왕이 거의 모두 백치와 비슷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알려 주는 것이다.

요컨대 지금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란 그 자체가 바로 '눈치보기'이지요.

남들 다 하는 것을 자기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증세--"어서 우리 아이도 영어 학원 보내야 할 텐데", " 아파트가 앞으로 그렇게 전망이 없을 거라던데, 우리도 청약을 늦추자"--가 지배하는 세상의 논리가 보여주는 것이란 걸 일깨워 주어야한다.



'나는 나다'란 말을 무슨 멋있는 말인 줄 알고 자신의 백치성을 성스러운 것이나 되는 것처럼 보존하려는 것은 부끄러운 줄 알게 만들어야한다.






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