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5. 01:09

사르코지의 경탄스러운 점은 끊임없이 개혁 어젠다(agenda·의제)를 던져 정국 주도권을 장악해 가는 그의 통치술이다.

그의 통치술이 빛을 발하는 것은 잘 준비된 개혁 설계도, 좌우를 아우르는 개혁 전선(진용) 구축, 탁월한 정치력 등 세 가지 요소가 잘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르코지는 재경부 장관 시절인 2004년부터 250여명의 자문단을 구성해 정책구상을 다듬었고, 집권 후엔 좌파 석학 자크 아탈리를 영입해 300대 개혁과제를 추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혁 설계도는 교육·사법·국방·조세 등 전 분야 개혁프로그램의 청사진이 됐다.

그는 좌파까지 포용하는 광폭인사(廣幅人事)로 개혁 전선을 넓혔다.

'국경 없는 의사회' 창설자인 사회당 출신 인사 베르나르 쿠슈네르를 외무장관에 앉히고, 저명한 빈민 운동가 마르탱 이르쉬를 사회복지비서관에 발탁했다.

사르코지가 국익을 바탕에 깔고 오지랖 넓게 중동사태에 개입해도 경쟁국이 시비를 못 거는 것은 세계적 명성의 인도주의자(외무장관)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르쉬라는 인물이 갖는 무게감은 작년 사르코지 정부가 부유층의 투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더 거둬 서민 지원에 쓰겠다며 '사회연대세(RSA)'를 신설했을 때, 보수 기득권층의 반대여론을 잠재우는 무기로 활용됐다.

마지막 포인트는 탁월한 정치력이다.

사르코지는 장관들이 총대를 메고 각 분야 개혁과제를 추진할 때, 저항이 거세면 적절한 타협책을 제시해 소모적 논쟁의 여지를 없애버린다. 그러면서 또 다른 개혁 카드를 꺼내 들고 '속도전'을 펼치며 개혁의 동력을 살려 나간다.

사르코지 집권 후 200년 전통의
프랑스 사회당이 지리멸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르코지의 끊임없는 '어젠다 세팅(agenda setting·의제 설정) 전술'에 휘말려 내내 끌려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1/12/20090112018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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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