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1. 12:48


<중앙일보>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12/11/9743579.html?cloc=nnc

에서 옮겨쓴 글입니다. 


덕혜옹주(德惠翁主·1912~89)는 고종(1852~1919)이 환갑에 낳은 딸이었다. 궁녀 출신인 복녕당(福寧堂) 양귀인 사이에서 태어난 이 늦둥이가 얼마나 예뻤는지, 고종은 왕실의 법도를 무시하고 왕의 처소인 덕수궁 함녕전에서 아기를 직접 재웠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주권 잃은 나라의 왕실에서 태어난 아기의 운명이 순탄할 리 없었다. 열네 살에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인과 정략결혼을 해야 했고, 정신병에 시달리다 뒤늦게야 고향으로 돌아와 사연 많은 생을 마감했다.

올해는 덕혜옹주의 탄생 100주년, 일본에서 귀국한 지 50년을 맞는 해다.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이를 기념해 11일부터 특별전 ‘덕혜옹주’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덕혜옹주의 삶을 탄생과 유년시절, 강제 일본유학, 결혼 그리고 귀국 등 네 시기로 나눴다. 덕혜옹주의 태항아리(태를 담은 항아리)와 태지석(胎誌石), 소녀시절 입었던 연두색 당의, 유학 때 갖고 갔던 반회장저고리와 치마 등이 전시된다. 한복이나 장신구, 은그릇 등의 혼수품은 모두 일본에서 빌려왔다. 한복은 도쿄에 있는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 그릇 등은 후쿠오카 소재 규슈국립박물관 소장품이다.

 조선 마지막 왕손의 유품이 대부분 일본에 남아있는 사연은 민족의 안타까운 근대사에서 비롯된다. 옹주는 1925년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나 의붓오빠 영친왕 저택에서 생활하다 스무 살에 쓰시마 종가(宗家)의 소 다케유키(宗武志·1908~85)와 정략결혼을 했다. 하지만 도일 직후 발발한 정신병이 그를 계속 괴롭혔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한 후, 남편은 덕혜옹주를 도쿄 도립 마쓰자와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그 사이, 결혼 이듬해 낳은 딸 마사에가 실종됐다.

복식박물관 소장품은 덕혜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가 조선왕실에서 보낸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 부부에게 1955년 돌려보낸 것들이다. 이 물건이 일본 문화학원 전신인 문화여자단기대학 학장 도쿠가와 요시치카에게 기증되면서 현재까지 도쿄에 남게 됐다. 은찻잔 등의 혼수품은 일본인 소장가가 구입해 보관하다 규슈박물관에 기증했다. 은제품의 바닥에는 경성의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한 것을 나타내는 ‘미(美)’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오랜 기간 한국은 그를 잊었다. 서울신문 도쿄 특파원이었던 김을한씨가 1950년 덕혜옹주의 소식을 접하고 환국을 추진했지만, 왕족의 귀국으로 정통성이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 이승만 정부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62년에야 고국으로 돌아와 후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의 수강재(壽康齋)에서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와 함께 생활했다.

전시 끝머리에는 1983년 말년의 덕혜옹주가 남긴 짧은 글이 적혀 있다.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78세에 세상을 떠난 덕혜옹주는 아버지 고종이 묻혀 있는 홍릉 뒤편에 안장됐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덕혜옹주의 일생

1912년 5월 25일 덕수궁에서 태어남

1917년 6월 정식으로 왕공족(王公族)에 등록

1921년 4월 일출심상소학교 입학

5월 덕혜(德惠)라는 호를 받음

1925년 3월 일본으로 강제 유학. 도쿄 여자학습원 중등과 2학년 입학

1930년 9월 ‘조발성치매증’ 진단을 받음

1931년 3월 여자학습원 졸업

5월 8일 소 다케유키와 결혼

1932년 8월 외동딸 마사에 출산

1950년 1월 언론인 김을한이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덕혜옹주를 찾아감

1955년 6월 소 다케유키와 이혼

1962년 1월 26일 특별기편으로 귀국. 서울대병원 입원

1967년 퇴원. 창덕궁 낙선재로 거처를 옮김

1989년 4월 21일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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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