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3. 18. 20:47


대동역사 [大東歷史]


한말 최병헌(崔炳憲)·정교(鄭喬) 등이 편찬한 역사서.

 12권 4책. 순한문. 인쇄본. 단군조선에서 통일신라시대까지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했다. 1896년 독립협회 회원들인 최병헌·정교·최경환(崔景煥)·유호식(劉鎬植) 등이 단군에서 마한까지의 사실을 편찬했으나 독립협회에 대한 정부의 탄압으로 간행하지 못하다가 1905년 최병헌이 편집하고 정교가 평열(評閱)하여 간행했다. 그리고 이해에 다시 통일신라까지의 기록을 합본하여 정교의 이름으로 간행했다. 교과서로 사용하려 했으나 학부(學部)의 검인정을 통과하지 못해 1909년 이후 사용이 금지되었다. 정교는 서문에서 이 책은 독립을 주지(主旨)로 삼으며 우리나라가 4,000년에 걸친 독립국가였음을 알리려 한다고 밝혔고, 최병헌은 발문에서 중국사서의 왜곡된 기록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단군조선의 서술에서는 우리나라가 단군시대부터 문물제도와 문화를 갖춘 국가임을 강조하고, 사론(史論)에서 이때 서구는 무지한 지역이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강렬했던 애국·독립·민족주의 정신의 표현이며, 중화관(中華觀)에서의 탈피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독립의 명분을 춘추대의(春秋大義)에서 찾았는데 이는 이민족 국가인 청(淸)에 대한 소중화의식의 연장으로서 근대 민족주의 의식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독립의 대상도 청에서의 독립이란 의미가 강했다. 또한 이 책은 내용에 있어 의(義)를 더욱 분명히 하며 전통적 국가관과 가치관에 따른 포폄을 행한다는 점 등에서 이 시기 애국계몽 운동가들의 인식수준과 방법론의 한계를 잘 드러내는 사서이기도 하다. 이 점은 책의 편제와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체제와 범례는 주자의 강목체 (綱目體)를 따랐고, 그에 따른 용어 사용과 포폄이 철저하다. 삼국의 연호도 유년법(踰年法)에 맞추어 고쳐 적었다.

마한 이전 부분에는 항목마다 사씨단(史氏斷)으로 시작하는 많은 사론(史論)이 있는데, 이 사론과 사실 서술에서도 국가제도의 완비와 군사력 문제를 강조하는 한편 천변(天變:혜성·일월식 등)·감로(甘露) 출현 등도 기록하여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에 따른 사론을 전개시키고 있다. 정통론도 당연히 도입했는데 〈동사강목〉과 같이 단군-기자-마한을 정통으로 하고 삼국은 무정통으로, 이후는 신라를 정통으로 처리했다. 이같은 삼한정통론은 개화기 교과서들의 일반적인 특성인데 여기서는 단군조선의 계통이 부여-고구려로 계승되었다고 주장한 점이 특이하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04d271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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