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9. 10:22
1994년 남아공의 사진기자인 캐빈 카터(Kevin Carter)에게 사진 기자들의 최대 영예라는 퓰리처상(Pulitzer Prize)을 안겨준 유명한 사진입니다.
1993년 당시 내전으로 국민들이 기아에 시달리던 수단에서 찍은 이 사진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쓰러진 어린 소녀와 이 소녀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독수리를 한장의 사진에 담아 아프리카 수단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정말 백마디 말보다 강한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유명해졌지만 죽어가는 소녀를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좋은 순간을 기다렸다는 이유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캐빈 카터는 사람들의 거센 비난을 받게 됩니다. 내전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수단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려 더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일지도 모르는 그의 행동도, 자신의 눈 앞에서 기력이 다해가는 사그라져가는 소녀를 구하지 않은 비인도적인 태도로 인해 비난받게 된 것입니다.
이런 비난과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끔찍한 전쟁의 참상이 남긴 상처를 견디지 못한 캐빈 카터는 퓰리처 상을 수상한 3개월 뒤 자신의 트럭안에서 배기가스를 마시고 자살하고 맙니다.
결국 그가 찍은 사진은 전 세계에 아프리카 오지의 수단에 대한 관심을 불러와 목적은 달성했지만 그 목적이 수단까지 정당화 시키진 못한 셈입니다.
진실이 담긴 사진도 그러할진데 세상을 속일 목적을 가진 거짓을 담은 사진은 .....
어찌됐든중앙일보가 결과적으로 사진 조작에 대해 시인하고 독자들에게 사과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작은 위로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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