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栽舟
水則覆舟
‘왕은 배요 백성은 물이라,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엎을 수도 있다.’
정관(태종의 연호) 6년, 신하들의 직언을 요청하는 당 태종에게 간의대부(諫議大夫)인 위징(魏徵)은 순자(荀子)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인용해 답하면서 모름지기 제왕은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간언한다.
정관의 치(貞觀之治, 627년~649년).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황제로 평가받는 당 태종의 집권시기는 국력이 번창하고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시기였다. <정관정요>는 후대의 사관인 오긍(吳兢)이 이 같은 태평성세를 그리워하며 당 태종과 신하들 간의 문답을 엮은 책이다.
군신간의 정치토론집 성격을 띠면서도 지배층의 언행을 일깨우는 경세서(經世書)이기도 하다.
중국 역대 황제 뿐만아니라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한 일본 위정자들의 머리맡을 떠나지 않았던 책이 <정관정요>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간간이 한국 정치인들이 정관정요를 읽는다는 말이 흘리듯 보도되긴 했지만 진실성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제대로 된 <정관정요> 한글 번역본은 2000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 그 이전 우리나라를 통치한 정치인들은 제왕학의 교과서처럼 알려진 <정관정요>를 보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어차피 원문을 읽을 실력은 안됐을 테니 말이다.
정관 10년, 태종은 신하들에게 창업과 수성(이미 세운 업적을 지키는 일)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어려운지를 묻는다. 무장 출신의 방현령은 창업이 더 어렵다고 답하지만 위징은 수성이 어렵다고 대답한다. 창업은 하늘이 주고 백성이 받드는 것이라 어렵지 않지만, 일단 천하를 얻은 다음에는 마음이 교만해지기 쉬우므로 수성이 더 어렵다고 지적한 것이다.
10권 40장으로 구성된 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1권에서 군주가 갖춰야 할 도리와 정치의 근본을, 2권에서는 어진 관리의 임명과 간언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다. 3권에서는 군주와 신하가 거울로 삼아야 할 계율, 관리 선발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4권에는 태자와 여러 왕들을 경계시키는 내용이 들어 있다.
5권에서 인(仁)·충(忠)·효(孝)·신(信) 및 공평함을, 6권에서는 절약과 사치, 겸양 등을 말하고 있으며, 7권에서는 유학·문학·역사 등을 다룬다. 8권은 농업·형법·부역·세금 등을 논하고 있고, 9권에서는 정벌과 변방 안정책을 언급한다. 마지막 10권에서는 군주가 순행이나 사냥을 함에 있어 신중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정관정요>는 당나라 이후 여러 왕조에서 꾸준히 간행되어 애독되었다. 당나라 선종은 이 책의 내용을 병풍에 써서 널리 읽히도록 했으며, 금나라 세종은 각본으로 펴내어 권장했다고 한다. 청(淸) 고종 건륭제는 이 책을 애독해 ‘독정관정요(讀貞觀政要)’라는 시와 ‘정관정요서(貞觀政要序)’라는 글을 지었으며 <당태종론(唐太宗論)>이라는 저술을 남기기도 했다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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