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24. 12:37

엿장수 가위의 생김새를 보면 끝이 무디고 날이 어긋나 아무것도 잘라낼 수 없게 되어있다. 그야말로 가위에서 가위의 기능을 가위질해 버린것이 엿장수 가위이다.,
엿장수가위는 자르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내는 음향효과에 그기능을 두었기 떄문이다.
절단작용을 청각작용으로 전환시킨 순간 가위는 악역에서 사랑의 주역으로 바뀌고 만다,


그 모양도 이미 X표가 아니다.
순박한 검은 먹새의 무딘쇠조각은 십자가의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것을 결합시키는 융합의 상징물이다.

주는 엿의 양도 엿장수의 기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거의 비슷하다.

아니 비슷하게 보이려 애를 쓴다.

제마음데로 잘라주고 불평하면 감옥에 집어넣겠다 호통치고, 어쩌다 한번 쯤 만만한 몇 놈에게 덤주는 모습을 동네방네 선전하며 공평하다 우기는 가위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소리는 늘 현실과 꿈결 속에서 한가롭게 들린다.


그리고 그 가위는 무엇을 잘라내는 공포, 프로이드가 말하는 거세 컴플렉스의 끔찍한 꿈이 아니라 후한 정을 떼어 주는 훈훈한 덤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요즈음 사이비 엿장수 가위소리?를 들으면 겁부터 난다.










엿장수 부자 윤팔도-윤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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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