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7. 22:27
누가 보아도 담배 파이프로 보이는 정교한 그림을 그려놓고
마그리트는 'ceci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라고 적어놓았다.
이렇게 황당한 경우가 어디 있는가?
파이프가 아니면 무엇이라는 말인가.
마그리트는 그림 아래 문장의 '이것'이라는 지칭어는 그림속의 '파이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므로 밑의 문장은 틀린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렇구나!
그러면 왜 우리는 '이것'이 그림 속의 파이프를 가르킨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을까?
한 수 배웠으니
자, 이제 우리는 마그리트가 반복해 왔던 상식의 부정에 동참할 것인가?
언제부터 우리가 아무 의심없이 '그러려니'했던 세상을 지나 마그리트의 저 예매한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인가?
교묘한 믿음 아래 무엇이 참인지 거짓인지 모르게 만드는 모호한 관계들이 끔찍하게 와 닿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우리더러 '숨'쉬라하고
그 무의미한 것들에 집착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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