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 22:39

프리드만은 시장중심의자이다.


프리드먼이 강의시간에 졸고 있던 학생에게 느닷없이 질문을 던졌다.

“자, 이 경우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뭐라고 생각하나?”

조느라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학생의 머리에 순간적으로 스치는 것은


정부는 도둑이기 때문에 정부 개입을 줄이는 것은 무조건 옳다는 것이 프리드먼의 평생 소신이었다는 것.

그는 정부가 할 일을 법·질서·안전 유지와 사유재산 보장, 시장경쟁 촉진, 장애인과 노약자 보호쯤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모두 시장에 맡겨야 하고

최저 임금제처럼 정부가 임금과 가격에 개입하는 정책은 모두 버려야 한다고 했다.

마약을 합법화하고 중앙은행을 없애라는 과격한 주장까지 폈다는 것.


그래서 가장 확률이 높을 것 같은 답변을 했다.

“정부 예산을 삭감하는 것입니다.” 프리드먼은 흡족해했고 학생은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그도 시장이 부패하면 위기가 올 것을 걱정했는지


“입만 열면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거의 어김없이 남들의 이익을 빙자해 자기의 영달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정부를 좌우하게 되면 국민의 경제적 복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 나중에 변명하기 좋은 말을 했단다.


2006년 세상을 떠난 그가 오늘 다시 돌아와 수박 겉핥기로 귀동냥한 이에게 묻는다.

“자, 이 경우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뭐라고 생각하나?”

“정부 예산을 삭감하는 것입니다. 감세입니다”


돌아온 프리드만은 말하리라.


규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개혁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 없는 탐욕을 제어하는 것이다.

절제되지 않은 자유주의는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물질주의적인, 그리고 타산적인 인간을 길러내면서 자본의 사악한 측면을 강화하는 경향을 갖게 마련이라네.


겉으로는 시장의 자유를 위해 규제를 철폐, 최소화해야 한다고 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해체된 규제, 약화된 규제의 틈새를 이용해 특정집단에 특혜를 부여하는, 즉 공공의 영역과 시장을 동시에 약탈하는 존재인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도덕적 비전이 생략된 자유방임적 시장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오늘의 사태를 가져온 주범 중 하나이네. 그것이 지금 모두에게 공황에 가까운 경제 쓰나미를 안겨준 것이라네.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입만 열면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거의 어김없이 남들의 이익을 빙자해 자기의 영달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정부를 좌우하게 되면 국민의 경제적 복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


'입만 열면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에는 허울만 시장주의자도 포함된다네.


프리드만은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라고 부를 정도로 시종일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의료인의 공급을 제한하는 면허제를 폐기함으로써 의료시장의 작동을 원활하게 하여 환자들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킬 것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가나 정부는 실제로 없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 하에 정부가 민간 경제에 개입하는 일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작은 정부론’에 기초한 현실주의적 입장을 고수했다. 화폐제도를 정부가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 점과 소득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계층을 대상으로 부족액 중 일부를 보조하는 '음(陰)소득세제’라는 복지제도를 제안한 점은 그가 현실주의적이었음을 반영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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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