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18. 22:22

어떤 사람이 못된 일을 저질렀다. 왜 그랬을까 의견이 분분하다. 한쪽은 이렇게 말한다. '그 친구가 워낙 포악하지 않았나?' '아니, 정서불안이 원인 이래'. 다른 한쪽에선 또 이리 설명한다. '글쎄, 요즘 많이 힘들었다데' '말할 친구라도 있었으면 그리 안 했을 텐데... 그 순했던 아이가...'.

그런데 어떤 벌어진 일을 보는 눈에는 의외로 동서양 간 차이가 있다는 걸 느끼고 연구한 사람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심리학자 리 로스(Lee Ross)가 말한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에서의 차이다.

어떤 행동의 배경에는 성격요인과 상황논리 양쪽 모두가 작용한다. 문제는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 하는 것인데, 상황보다는 성격 쪽에 두는 경향을 '기본적 귀인 오류'라 하고, 서양인이 이런 오류를 더 많이 범한다는 게 골자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뿌리를 대고 있는 서양 윤리의 개념에선 나쁜 일을 저지른 놈은 나쁜 놈이다. 미덕이건 악덕이건 이는 천성이어서 바뀔 성질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죄는 밉지만 사람이 미운 건 아니라는 우리네 사고방식과는 뿌리가 다르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성격 탓이라 돌리면 어쩌나?' '큰 나라에서 우리 피를 가진 사람이 큰 일을 냈으니 겁도 나고 앞으로가 더 큰 일이다.'고 걱정들 한다.

시간이 지나야 이 콩닥거림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을까?

서양인이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에 빠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성격요인에 무게를 두더라도 성격은 아리스토 텔레스가 본 천성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임을 그 누구도 부인치 않는다.

그 못된 일을 저지른 젊은이의 짧은 생의 반은 그 땅에서 보냈음을 감안하리라 믿는다.

한국 태생이긴 하지만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와 미국 문화에서 자란 '미국인'이란 사실을....

삼가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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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