念頭濃者 自待厚 待人亦厚 處處皆濃
염두농자 자대후 대인역후 처처개농
念頭淡者 自待薄 待人亦薄 事事皆淡
염두담자 자대박 대인역박 사사개담
故 君子 居常嗜好 不可太濃艶 亦不可太枯寂
고 군자 거상기호 불가태농염 역불의태고적
마음이 두터운 사람은
자기와 남에게 모두 후하기만 하여 모든 일마다 두텁기만 하고,
마음이 담백한 사람은 자기와 남에게 모두 싱겁기만 하여 담백하기만 하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일상생활의 좋아함과 싫어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두텁거나 적적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彼富我仁 彼爵我義 君子 固不爲君相所牢籠
피부아인 피박아의 군자 고불위군상소뇌룡
人定勝天 志一動氣 君子 亦不受造物之陶鑄
인정승천 지일동기 군자 역불수조물지도주
다른 사람이 부유함을 내세울 때 나에게는 어진 마음이 있고,
다른 사람이 지위를 내 세울 때 나에게는 의로움이 있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아무리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라도 농락을 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머무를 곳을 안다면 하늘도 그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사람이 뜻을 하나로 모은다면 타고난 기질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하느님이 정해 준 틀 속에 갇히지 않는다.
立身 不高一步位 如塵裡振衣 泥中濯足 如何超達
입신 불고일보립 여진리진의 이중탁족 여하초달
處世 不退一步處 如飛蛾投燭 羝羊觸藩 如何安樂
처세 불퇴일보처 여비아투촉 저양촉번 여하안락
세상 사람들 보다 한 걸음 높은 곳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탕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겠는가.
세상살이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뒤쳐져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불나방이 촛불에 날아들고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가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 것과 같으니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學者 要收拾精神 倂歸一路
학자 요수습정신 병귀일로
如修德 而留意於事功名譽 必無實詣
여수덕 이류의어사공명예 필무실예
讀書 而寄興於吟咏風雅 定不深心
독서 이기흥어음영풍아 안정심심
학문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만일 덕을 닦으면서도 마음이 일의 성공이나 이름 드러내는 것에만 있다면 틀림없이 참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며,
책을 읽으면서도 읊조리는 맛이나 풍류에만 감흥을 느낀다면
결코 깊은 마음에는 이르지는 못할 것이다.
人人 有個大慈悲 維摩屠劊 無二心也
인인 유개대자비 유마도회 무이심야
處處 有種眞趣味 金屋茅簷 非兩地也
처처 유종진취미 전옥모첨 비량지야
只是欲蔽情封 當面錯過 使咫尺千里矣
지시욕폐정봉 당면착과 사지척천리의
사람마다 모두 하나의 큰 자비심을 가지고 있으니
깨달은 사람과 중생이 두 마음이 아니고,
사람 사는 곳마다 모두 저마다의 참된 맛과 향기가 있으니
황금으로 꾸민 집과 초가집이 서로 다르지 않다.
다만 욕심에 덮이고 욕정에 가리워 한 번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이것이 지척을 천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進德修道 要個木石的念頭 若一有欣羨 便超欲境
진덕수도 요개목석적염두 약일유흔선 변추욕경
濟世經邦 要段雲水的趣味 若一有貪著 便墮危機
제세경방 요단운수적취미 약일유탐착 변타위기
덕을 기르고 도를 닦으려면
목석과 같은 굳은 마음을 지녀야만 한다.
만일 부귀를 탐내어 부러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문득 욕망의 세계로 내닫게 될 것이다.
세상을 이롭게 하고 나라를 다스릴 때는
구름이 지나가고 물이 흘러가는 것같이 무심하고 담담한 취미를 지녀야만 한다.
만일 권력이나 명예를 탐내어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면 이내 위험한 지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吉人 無論作用安詳 則夢寐神魂 無非和氣
길인 무론작용안상 즉몽매신혼 무비화기
凶人 無論行事狼戾 則聲音咲語 渾是殺機
흉인 무론행사낭려 즉성음소어 혼시살기
좋은 사람은
일상적인 행동이 안락하고 자상하여서
잠잘 때 정신까지도 온화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악한 사람은 하는 일마다 사납고 비뚤어져서
그 목소리와 웃으며 하는 말에도 살벌한 기운이 섞여 나온다.
肝受病 則目不能視 腎受病 則耳不能聽
간수병 즉목불능시 신수병 즉이불능청
病 受於人所不見 必發於人所共見
병 수어인소불견 필발어인소공견
故 君子 欲無得罪於昭昭 先無得罪於冥冥
고 군자 욕무득죄어소소 선무득죄어명명
간이 병들면
눈이 보이지 않고 콩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밝은 곳에서 죄를 얻지 않으려면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할 것임을 안다.
福莫福於少事 禍莫禍於多心
복막복어소사 화막화어다심
唯苦事者 方知少事之爲福 唯平心者 始知多心之爲禍
유고사자 방지소사지위복 유평심자 시지다심지위화
복은 일이 적은 것보다 더한 복이 없고,
화(禍)는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화가 없다.
그러므로 오직 일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야
일이 적은 것이 복됨을 알고,
마음이 평안한 사람이라야 마음 쓸 일이 많은 것이 화임을 알게 된다.
處治世宜方 處亂世宜圓 處叔季之世 當方圓並用
처치세의방 처난세의원 처숙계지세 당방원병용
待善人宜寬 待惡人宜嚴 待庸衆之人 當寬嚴互存
대선인의관 대악인의엄 대용중지인 당관엄호존
태평한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떳떳해야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원만해야 하며,
평범한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떳떳하면서도 원만하여 적절하게 처신해야 한다.
선량하고 착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너그러워야 하고,
악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엄격해야 하며,
평범한 보통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마땅히 너그러움과 엄격함을 함께 지녀 적절하게 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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