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9. 04:11

성군이 폭군을 낳는 것도 기이한 현상이고, 폭군이 성군을 낳는 것도 기이한 현상이다.


돌연변이로 기이한 모양이 태어나기도 하고, 돌연변이로 기이한 성질이 태어나기도 한다.


동물은 지혜는 없다 해도 우직하고 순박하나, 인간은 지혜는 있다 해도 잔인하고 야비하다.


자유를 갈구면서도 속박의 탈출구 없이 피지배에 안주하려는 열등의식이 노예근성의 본질이다.


강자는 무리의 지지가 있어야 힘을 쓰지만, 약자는 강자의 신임이 있어야 힘을 쓴다.


강자가 오만불손에서 헤어나기도 쉽지 않고, 약자가 불평불만에서 헤어나기도 쉽지 않다.


강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후대를 받지만, 약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박대를 받는다.


강자는 위선적 자비의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약자는 저항적 굴종의 멍에에서 해방되기 어렵다.


강자는 확장과 통합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약자는 보전과 독립의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약자가 강자를 괴롭힐 수는 있는 일이지만, 약자가 강자를 굴복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강자는 칼자루를 쥐고서도 횡포를 부리지만, 약자는 칼날을 붙잡고도 머리를 조아린다.


힘이 있으면 허물이 있어도 큰소리를 치지만, 힘이 없으면 허물이 없어도 맥을 추지 못한다.


칼자루 잡은 자가 칼날 쥔 자의 심정을 알 까닭도 없거니와 매질하는 자가 매 맞는 자의 사정을 헤아릴 리도 만무하다.


칼자루 잡은 자가 당장은 실권자이긴 하지만, 칼을 함부로 놀리다간 임자가 바뀔 수도 있다.


칼날 붙잡고 성질부리는 것은 자해행위이며 대역전의 기회를 도모하는 것만이 상책이다.


칼날 앞에 엎드려 애걸하는 처절한 모습이 훗날 자기 처지가 될 줄이야 칼 임자는 모른다.


칼날 잡은 자의 심정이야 헤아릴 길이 없다마는 칼자루 잡은 자의 심정 역시 편할 리는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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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