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을 한 번 더 돌아보자.

사순절 [四旬節, Lent]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 렌트(Lent)는 고대 엥글로 색슨어 Lang 에서 유래된 말로, 독일어의 Lenz와 함께 '봄'이란 뜻을 갖는 명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40일간의 기념일'이란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따라 사순절로 번역해 사용한다.

http://noquestionleftbehind.blogspot.com/2009_02_01_archive.html

기독교인들은 사순 제1주일 전(前) 수요일 재의 수요일'(Asche mittwoch)부터 부활절 전까지 40일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며 그동안 지은 죄를 참회하고 죄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기도, 금식, 자선 등을 하면서 경건하고 절제된 생활을 한다.

서기 325년에 춘분 다음 만월 다음 첫 주일을 부활절로 정했기에 올해는 4월 4일이 부활절이다. 따라서 이 달 17일부터 40일 동안 진행된다.

사순절전까지 신나게 놀아보자는 카니발은 유럽의 경우 17일 전까지 끝났고, 세계 최대의 리오데자네이로 카니발은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었다.

참회기간이 왜 40일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노아의 방주에 나오는 홍수가 40일 계속됐고,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십계판을 받기 위해 40일 기도했으며, 예수가 광야에서 40일 단식(斷食) 했다는 등의 사례에서 40일이 유래했다고 한다. 십일조 개념에서 보면, 일년의 10분의 1인 36일간 참회의 시간을 가졌는데 여기에 4일을 더해 40일간의 사순절이 됐다는 설도 있다.

문화 인류학자는 이런 해석을 덧붙인다.

농경사회에서는 농부가 씨를 뿌리는 달이 오월이다. 그러니까 겨울이 지나면 묵은 식량은 다 떨어지고 식량부족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4월은 금식을 피하기 힘들기에 사순절은 4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어쩔수없는 '수난의 기간'인 셈이다.

3세기 초까지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2, 3일만 지켰었는데, 기간을 정한 것은 니케아공의회(325) 때부터이다.

그러나 사순절의 기간은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가 서로 달랐다.

동방교회는 600년경부터 7주간으로 하였는데, 토요일과 주일을 제외하고 부활주일(復活主日)만 포함하여 36일을 지켰고,

서방 교회는 6주간으로 하여, 주일을 제외하고 36일을 지켰다.

예루살렘 교회만 4세기 때처럼 40일을 지켰는데, 8주 중 5일만 단식을 하였다.

그러던 것이 그레고리우스교황 때부터 40일을 지키게 되어 죄를 회개할 때 머리에 재를 뿌리는 전통에서 이름 한 재(灰)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초기 그리스도 교회에서는 이 재기를 매우 엄격하게 지켰는데, 하루에 한 끼, 저녁만 먹되 채소와 생선과 달걀만 허용되었다.

9세기에 와서 이 제도가 약간 완화되었고,13세기부터는 간단한 식사를 허용하였다.

밀라노에서는 36일간 단식을 하였고, 9∼14세기에 이르는 동안에는 교구의 성직자는 칠순절부터 단식을 시작하였다.

서방에서는 이 규율이 점차 완화되어 엄격한 금식 규정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면제되어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만이 사순절 금식일로 지켜졌으나, 참회예절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영국성공회의 〈성공회 기도서〉는 사순절을 금식으로 지킬 것을 규정하고 있고 루터교를 비롯한 개신교 교회에서 사순절은 다양한 예배와 전례로 지켜지고 있다.

그러니 현대에 와서는 단식은 완화되었고, 사순절을 단식기간으로 지키기보다는

구제와 경건훈련으로 더 유효하게 지키게 되었다는 말이다.

1962~65년 열린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사순절의 보속은 다만 내적이고 개인적이어서는 아니 되며, 동시에 외적이요, 사회적이기도 해야 한다”(전례헌장 제110항)고 밝혔다.

기도와 금식이 내적이고 개인적인 보속이라면, 자선은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살리려는 외적이고 사회적인 보속이다.

내 이웃을 한 번 더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