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가 직접 말할 단계는 아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봉은사 외압은 모두 사실이다"고 지난 3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했던 김영국(전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 현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
현재 대통령 직속기구에 파견 나가 있는 청와대 인사 A씨
A씨는 김영국씨가 '봉은사 외압 폭로' 기자회견을 하기 하루 전인 3월 22일 저녁 김씨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두 사람은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서 A씨는 김씨에게 "내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하지 말아달라"고 1시간 남짓 설득과 회유를 하면서 만류했다.
A씨는 자신의 끈질긴 설득과 회유 끝에 김씨가 고민하면서 기자회견을 할지 말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오후 11시경 김씨와 동석한 자리에서 바로 이동관 홍보수석에게 이 사실을 전화로 알렸다.
이동관 수석은 6일 "그날 밤 10시 30분~11시경에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중간에 연결해준 친구'(A씨를 지칭)로부터 '내가 김영국씨를 만났는데, 내일 기자회견 안 하겠다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고 '그렇다면 잘된 일이다'고 하고 끊었다"면서 "내가 김영국씨와 직접 통화하거나 만류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왜 이동관 수석에 보고를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수석에게는 내 나름대로 이렇게 열심히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게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김영국를 만난 복수의 불교계 인사들은
"이동관 홍보수석이 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김씨로부터 직접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수석은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고,
김영국씨는 6일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아직 내가 직접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김효재-조해진 의원에게도 그날 밤 '진행상황'을 전화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3인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진행상황을 알리는 통화를 한 것은 시인했지만
"세 사람이 김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A씨와 통화한 3인 역시 "A씨가 김영국씨가 함께 있다면서 전화를 해와 A씨와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김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전화해서 상황만 얘기했다"는 A씨의 해명은 "A씨가 전화를 바꾸려했으나 '그럴 필요없다'고 거절했다"는 김효재 의원 등의 해명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또 설령 3인과 김씨 사이의 '직접 통화'가 없었더라도 네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A씨를 매개로 한 '간접 통화' 정황은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효재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자회견 전날 김씨도 잘 알고 나도 아는 사람(A씨)이 '김영국씨를 설득하면서 같이 술 마시고 있다'면서 전화를 해와 그 사람(A씨)과 통화한 적은 있다"면서도 "(기자회견을) 만류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아는 사람(A씨)이 나하고 상의하면서 '김영국씨와 전화를 바꾸겠다'고 하길래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면서 "그분(김영국씨) 입장에서는 만류한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모르지만, 기자회견을 앞두고 괴로워서 술 마시고 있다는데 내가 만류한다고 해서 될 일이냐"고 반문했다.
김영국씨, 이동관-김효재-조해진과 통화 부인하지 않아
조해진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회견 하루 전에 지인(A씨)으로부터 '김영국씨와 만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예민한 상황이어서) 김씨와 통화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은 "A씨가 김영국씨를 만나면서 왜 조 의원에게 전화를 한 거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 전날에 상황 파악을 위해) 내가 김씨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더니 (내가 김씨와) 대화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보통 전화해서 누구와 만나고 있다고 하면 바꿔주는 것이 일반적인 게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내가 (김영국씨와) 전화 통화하면, 그 사실만으로도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통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영국씨는 최근 불교계의 지인들을 만나 "A씨와 둘이 만난 자리에서, 이 수석뿐만 아니라 김효재-조해진 의원으로부터 전화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특히 두 사람(김효재-조해진 의원)과의 인간적 관계 때문에 그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면서 기자회견을 할지 말지를 고민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기자회견 이후 외부와 접촉을 꺼리고 있는 김영국씨에게 지인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김씨는 "지금은 아무 얘기도 안 하겠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김씨는 "광화문 카페에서 A씨의 중재로 이동관 홍보수석, 조해진 의원 등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편, 불교 신자인 김효재 의원은 김씨와 평소부터 친밀한 관계였고, 조해진 의원 또한 지난 2003년 당시 김씨와 함께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가까운 선후배 관계이다. 그러나 이 수석은 김씨와 별다른 친분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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