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20. 14:06
회광반조(廻光返照)하옵소서
벌 한 마리가 방안에 들어왔다가 나가지 못하고 창에 부딪쳐 방바닥에 떨어지고 또 떨어지곤 하는 걸 보고 누가 노래했다.
“공문불긍출(空門不肯出) 투창야대치(透窓也大痴) 백년찬고지(百年讚古紙) 하일출두기(何日出頭期).”
“빈 구멍도 쉽게 찾지 못해 창에 부딪쳐 떨어지는 어리석은 놈아. 백년을 고지(古紙)를 뚫고자 한들 어느 날 벗어날 기약이 있겠느냐?”
소 뒷걸음으로 쥐잡듯 운 좋아 한번은 나갔다.
자랑하고 싶다.
그래 다시 들어와 그가 우매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말한다.
나를 따르라!
창에 부딪쳐 나뒹군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제대로 길을 찾을 리 없다.
말을 바꾼다.
나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이 출구라고.
수 많은 벌들이 나뒹군다.
호통을 친다.
손가락도 제데로 보지 못하느냐고.....
손가락의 방향이 바뀐다.
창에 부딪쳐 방바닥에 떨어지고 또 떨어진다.
원망이 일자 핑계를 댄다.
출구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환경이 바뀌었다고.
방향은 옳았다. 지금도 옳다 믿고 있다.
내 진심을 알아주라.
옆에서 속삭인다.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누가해도 마찬가지 임”을 보여 주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