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法頂)스님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몸을 맡긴 채 먼길을 떠났다.
http://photo.media.daum.net/slide/index.html?photoid=5027&newsid=20100313121311421&cp=newsis
법정은 사찰 주지 한 번 지내지 않았다. 병상에서도 자신이 기거하던 강원도 화전민의 오두막을 그리워했다.
10일 밤 삼성서울병원에서 상좌 7명에게 “강원도 수류삼방 토굴에 가고싶다”그러나 강원도는 눈 탓에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상좌들이 “길상사로 가시겠습니까”라고 묻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는 법정이 창건한 사찰이지만 법정은 단 하루 밤도 길상사에서 지낸 적이 없다. 법회 등을 마친 후에도 항상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법정은 11일 오전 11시50분 병원을 나와 낮 12시30분 길상사에 도착했다. 상좌들이 “절입니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오후 1시51분 조용히 눈을 감았다.
- 풍요는 사람을 병들게 하지만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와 올바른 정신을 준다.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면서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됐으면 한다.
(1997년 12월 길상사 창건 법문)
- 경제 논리, 개발 논리로 자연이 말할 수 없이 파괴돼 간다. 대지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 곧 자기에게 상처 입히는 일임을 전혀 모르고 있다. 모체가 앓고 있는데, 그 지체가 어찌 성하겠나.(2003년 10월 대구 초청 강연)
- '용서가 있는 곳에 신이 계신다'는 말을 기억하라. 용서는 저쪽 상처를 치유할 뿐 아니라 굳게 닫힌 이쪽 마음의 문도 활짝 열게 한다.
(2004년 4월 길상사 봄 정기법회)
- 세상을 하직할 때 무엇이 남겠나. 집, 재산, 자동차, 명예, 다 헛것이다. 한때 걸쳤던 옷에 지나지 않는다. 이웃과의 나눔, 알게 모르게 쌓은 음덕, 이것만이 내 생애의 잔고로 남는다.
(2006년 부처님오신날 법회)
- 행복의 비결은 적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아는 데 있다. 자기 그릇을 넘치는 욕망은 자기 것이 아니다. 넘친다는 것은 남의 몫을 내가 가로채고 있다는 뜻이다.
(2008년 8월 길상사 하안거 해제 법회)
- 이 봄날에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각자 험난한 세월을 살아오며 가꾸어 온 씨앗을 이 봄날에 활짝 펼치길 바란다.
(2009년 4월 길상사에서 가진 마지막 법회)
- 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은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2008년 산문집 < 아름다운 마무리 > 에서)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무소유' 중)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중)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버리고 떠나기' 중)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이다.('홀로 사는 즐거움' 중)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산에는 꽃이 피네' 중)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오두막 편지' 중)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이때이지 시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중)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아름다운 마무리' 중)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아름다운 마무리' 중)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을 가지려면 어떤 것도 필요도 함 없이 그것을 가져야 한다. 버렸더라도 버렸다는 관념에서조차 벗어나라. 선한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일에 묶여있지 말라.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 그렇게 지나가라. ('일기일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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