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 대학 라크로스 팀 사건
2006년 3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불미스러운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흑인 여대생이 듀크 대학의 라크로스(라켓을 사용하는 일종의 럭비 게임) 팀 백인 선수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가 지목한 두 명의 백인 선수는 구속되었고, 마이크 니퐁(Mike Nifong) 검사는 라크로스 팀의 백인 선수 46명에게 DNA 샘플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니퐁 검사는 이례적으로 백인 선수들이 흑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주장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밝혔다.
DNA 검사 결과 여대생의 체내에서 나온 여러 명의 DNA 중 라크로스 팀 선수의 DNA와 일치하는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니퐁 검사는 DNA 검사결과가 결정적일 수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공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성폭행했다고 지목된 선수들의 알리바이가 입증되었고, 또한 그 여대생과 당일 같이 있었던 남자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명문사립대학 듀크의 백인선수들이 주립대학에 다니는 흑인 여학생을 성폭행한 줄 알았던 언론들도 예단을 갖고 수사를 몰아친 니퐁 검사를 비판하게 되었다. 2006년 12월, 검찰은 결국 공소를 포기했다.
2007년 6월, 노스캐롤라이나 변호사 협회의 징계위원회는 니퐁 검사가 법관 앞에서 중요한 사실에 대한 허위주장을 하고 사기와 부정직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를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는 결정(disbarment)을 내렸다. 니퐁은 사직서를 제출했고, 주 법원은 그에 대해 법정모욕죄를 선고하고 벌금형과 함께 상징적인 1일 복역을 명령했다.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니퐁은 그가 부당하게 기소한 백인 선수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패소했고, 그로 인해 개인파산을 선고받았다.
듀크 대학 사건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 법원과 변호사 협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하고, 피의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법원을 기망(欺罔)하려 한 검사는 형사적 및 민사적 책임을 져야 함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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