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3. 16:45

감칠맛 내는 인공조미료의 세계를 연 것도 도쿄제국대학의 이케다 기쿠네(池田菊苗ㆍ1864~1936) 교수다. 국물의 풍미를 연구하던 그는 1907년 다시마에 함유된 글루탐산나트륨(MSG)에 맛의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아냈다. 그는 MSG가 내는 맛을 '맛이 좋은 느낌을 주는 맛'이라는 의미의 '우마미(旨味)'라고 명명하고, 그것을 쓰고 달고 시고 짠 4대 기본 맛에 더해 제5의 맛으로 보고했다. 이어 MSG를 주성분으로 한 인공조미료 제조 특허를 내고, 1909년엔 마침내 백색 결정의 '아지노모토(味の素)'를 출시한다.


일본에서 성공한 아지노모토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건 일제 강점기 때다. 당시만 해도 매우 귀한 '맛의 묘약'이었다고 한다. 설비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쌌던 그때 글루탐산 추출, 정제, 화학발효 등 제조공정의 대부분을 설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값이 비쌌던 거다. 하지만 값이 점차 싸지면서 1926년엔 신문에 캠페인광고가 등장할 만큼 대중화했다. '우리집 동치미 맛은 일등! 아지노모토를 쳤으니 맛이 좋지요.'같은 당시의 광고문구를 보면 이미 그때 김치는 물론 국과 찌개, 국수 같은 우리의 맛에 아지노모토가 광범하게 스며들었던 것이다.







광복 후 국내 인공조미료 시장의 절대강자는 '미원'이었다. 56년, 현 대상그룹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이 출시한 미원은 초기엔 MSG를 아지노모토사에서 수입했으나, 결국 토종화에 성공해 독점적 시장 지위를 구축한다. 제일제당이 64년 '미풍'을 출시하고 야심찬 경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MSG에 핵산 조미료 성분을 가미해 맛을 높인 2세대 복합조미료를 앞서 출시하는 등 엄청난 자금과 기술,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원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1930-4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  (0) 2012.08.14
조선황족 이우, 그는 왜 야스쿠니에 있는가  (0) 2012.08.14
강원도청  (0) 2011.05.11
함흥,경성, 나진  (0) 2011.05.10
대전  (0) 2011.05.10
Posted by qlstn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