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냥

소인국 Lilliput--다시 읽는 걸리버 여행기

qlstnfp 2010. 4. 17. 01:11

<걸리버 여행기>는 문학의 눈으로 보면 훌륭한 소설이나 동화이지만, 역사의 눈으로 보면 사회의 솔직한 모습이 담긴 역사책도 된다.



걸리버가 처음 여행한 곳은 소인국 Lilliput였다.


사람이며 자연까지 모두 12분의 1로 축소되어 있는 이곳에서 걸리버는 호감과 애정을 느끼지만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의 걸리버는 어느 순간 그들과의 생활을 통해 '상대적 우월감'에 빠지게 된다.

걸리버는 릴리펏의 국왕에게 표면적인 예의를 갖추지만, 이미 내재한 우월적 자만심은 '자유'보다는 '방종'에 가깝도록 커져간다.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도, 권력을 잡으면 폭력과 지배 성향의 야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어쨋거나 걸리버를 통해 세상을 꿰뚫어 본다고 자만했던 작가 스위프트의 오류를 보고자 한다.


스위프트의 계산은 나름데로 치밀하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참모진이 충실해서인지 왕년에 ‘...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인지는 모르지만..


주인공 걸리버가 소인국에 도착하였을 때,


걸리버는 "나를 위해 시골풍 옷 한 벌을 지으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300명의 릴리펏 재단사가 내게 파견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계산하였을까?


스위프트는 의학과 수학을 공부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당시 영국에선 일상적으로 늘 쓰는 단위가 12진법이었다. 아마도 스위프트가 이런 것들에 영향을 받아 걸리버의 키를 소인국 사람의 12배라 가정하고 소설을 쓴 것 같다.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왕년에 해 본적 있다는 말이다.


면적은 제곱으로 늘어나고 부피는 세제곱으로 늘어나는 수학적 성질을 이용하여 계산을 해 보면,


걸리버의 몸의 표면적은 릴리펏 사람의 12×12인 144배이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144배의 옷감과 재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옷을 만드는 시간도 그만큼 많이 든다. 만일 릴리펏 사람의 옷을 만드는 데 한 명이 이틀 걸린다면 하루에 144벌 즉, 걸리버의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300명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그럴 듯 하다.



300명의 요리사가 나를 위해 음식을 요리했다. 내 집 주위에는 작은 집들이 세워지고, 거기서 요리사들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요리를 하였다. 식사 때마다 나는 20명의 시중꾼을 손으로 집어 식탁 위에 올려 주었다. 그러면 바닥에 100명쯤의 또 다른 시중꾼들이 준비하고 있다가, 어떤 사람은 음식 접시를 꺼내고 어떤 사람은 포도주통을 어깨로 져 줄사다리로 올렸다. 식탁 위에 있는 시중꾼은 내가 원하는 것을 밧줄과 도르래를 이용하여 무엇이건 끌어올렸다."



그 곳 릴리펏 사람들은 그에게 매일 릴리펏 사람 1728명분의 식량과 음료수를 지급하기로 한다.


1000명분의 식량이라고 했으면 간단했을 텐데 왜 1728명분이라고 했을까? 또, 단 한 사람의 시중을 드는데 이처럼 많은 시중꾼이 필요하였을까?

걸리버의 키는 기껏해야 릴리펏 사람들보다 12배 컸을 뿐인데 말이다.


답은 간단하다.

걸리버의 몸 부피는 릴리펏 사람의 몸 부피를 기준으로 하여 12×12×12로 커져서 1728배가 된다.

그래서 걸리버가 릴리펏 사람 1728명분을 먹었다고 쓴 듯하다.

이렇게 따지면 요리사의 수 그렇게 많았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1728인분의 요리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요리사가 6인분의 요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하여도 300명쯤은 필요하였을 것이다. 시중꾼이 100명쯤 되었다는 것도 이 사실로 미루어 당연히 그랬어야 한다.


하지만 조나단 스위프트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사람의 식사량과 관계가 깊은 에너지 소비량은 몸의 부피에 비례하지 않고 몸의 표면적에 비례한다. 따라서 268분이면 충분하다. 만약 걸리버가 릴리펏 사람들이 주는대로 다 먹었다면 날마다 알맞은 양의 5배를 넘게 먹는 셈이어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고혈압, 당뇨, 간질환 등 성인병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건강하게 여행을 계속한다.


걸리버는 또 소인국 황제와 대화를 나눈 뒤 이렇게 적었다.


“매우 분명하고 명료해서 내가 일어섰을 때에도 목소리를 뚜렷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과연 그럴까? 이것 역시 허무맹랑한 얘기다.


따져보자. 릴리펏 사람들의 키는 걸리버의 1/12분쯤 되니까 그들의 성대 길이와 지름도 대략 1/12쯤 짧았을 것이다. 입 크기는 부피에 비례하므로 1/1728로 작았을 것이다. 그런데 성대가 작으면 진동수가 커지기 때문에 릴리펏 사람들은 걸리버보다 10옥타브 이상 높은 소리를 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릴리펏 사람들의 입술과 혀 크기가 걸리버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말의 속도 또한 굉장히 빨랐을 것이다. 결국 걸리버는 릴리펏 사람들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웠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럴듯해 보여도 사실은 다수결, 힘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부분 http://www.hani.co.kr/arti/education/witheducation/109705.html에서 그대로 배껴 썼다.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1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2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3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4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5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6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7

http://4umi.com/swift/gulliver/lilliput/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