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쓴 이야기

그 때 그 시절

qlstnfp 2009. 12. 15. 08:22

*♧ 그 때 그 시절 ♧*


- 이 원 문 -




긴 줄만 알았던

그날들은

그 때로 묻혀 갔고

부푼 꿈 속

아름다웠던 일들은

그 시절로 숨어 버렸어요



꽃피는 봄이면 꽃이 되었고

무더운 여름이면 잔디밭이 되었고

오색단풍 가을이면

기약없이 보름달 따라 날아가는

외기러기도 되었었지요

함박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초가집 지붕에 소복이 쌓인

하얀 눈이 되기도 했지요



모두가 흘러갔어요

그 때도 묻히고

그 시절도 숨어버리고

아련히 떠오르는 영상 속에서나마

더듬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떠나버린 아름다운 날들을요



모두 다 잃어버리고

이제와 추억의 문 틈새로

살짝 들여다보니

오늘이 그 때 그 시절 같고

그 때 그 시절은

아주 옛날이 되었어요

아주 아주 옛날이요